――그날 심야, 도쿄에서 개기월식이 관측되었다.
하지만, 관측된 것은 월식뿐만이 아니었다.
월식과 동시에 극히 짧은 시간 동안, 거리를 제어하고 있는 모든 컴퓨터가 이상동작을 일으킨 것이다.
90초의 폭주 뒤, 침묵.
길게는 1시간 가까이나 동작불능이 이어졌다.
인터넷은 두절, 전기는 정지, 승용차는 제어불능이 되었다.
한순간이라고는 해도 모든 것들이 컴퓨터로 제어되고 있는 시대이다――거리는 혼란에 빠졌다.
가장 혼란이 컸던 곳은 컴퓨터 네트워크 안에 존재하는 가상공간이었다.
컴퓨터의 처리 그 자체가「만물의 이치」인 그 공간은,
그야말로「세계의 종말」과 같은 천재지변의 모습을 보였다.
하늘은 울려 퍼져, 땅이 갈라졌다.
그리고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었던 유저의 상당수는 절망적인「거절감」을 느꼈다고 한다.
다만, 다행스럽게도 시각이 심야였고, 어디까지나 짧은 시간 동안의 일이었던 까닭에,
눈에 띄는 피해는 거의 없었고, 그 일부조차 비교적 빠르게 회복되었다.
이 사태는 다음날 뉴스에 대대적으로 보도된다.
원인이 수수께끼에 싸인 탓에 수많은 억측이 나돌았다.
어떤 자는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사이버 테러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
어떤 자는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으로 세계의 종말을 암시했다.
어떤 자는 신의 강림에 의한 기적(또는, 천재지변)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결국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채 거리는 정상을 되찾아, 매스컴은 이 사건을 문제 삼기를 그만두었다.
이윽고 서서히 사람들의 기억에서도 잊혀갔다…….
모든 것은 그런 괴기스럽기 짝이 없는 월식이 일어난 때로부터 시작한다.